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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2)

인구와 경제

by Blue Dot 2025. 5. 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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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및 소비 : 인구변화는 고용을 통해 총공급에, 소비를 통해 총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인구변화는 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 노동력 축소, 노동생 산성 악화 → 총생산량 하락의 과정을 거쳐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총생산(또는 총공급) 감소로 인한 경제 성장률 하락 경로의 중심에는 고용시장이 있다. 인구가 고용 및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고용과 관련된 용어를 우선 명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고용지표에는 크게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수가 있다. 고용률은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 (노동가능 인구라 한다)로 나눈 값(③/①)이다.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값(④/②)이다. 두 지표에서 분모가 다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5세 이상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되고 경제활동인구에 취업자와 실업자가 포함된다. 여기에서 비경제활동인구란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집안에서 가사 또는 육아를 전담하는 주부, 학생, 일을 할 수 없는 연로자, 심신 장애자. 자발적으로 자선사업이나 종교단체에 관여하는 사람, 구직 단념자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인 사람은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하나에 반드시 포함된다. 또한 중복으로 계산되지도 않는다. 한편 신규취업자 수는 해당 시점 취업자 수에서 비교 시점 취업자 수를 차감한 수치이다.

 

경제활동인구 분류(한국은행, 2014)

 

최근에는 실업률보다는 고용률이 보다 중요하게 인식되는데 이는 취업을 포기하거나 학원에 다니는 취업 준비생(구직활동을 하고 있지 는 않음)들이 많을 경우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아예 실업 률에 반영되지 않아 실업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고용률을 계산할 때에는 이들도 포함되어 고용률이 하락하므로 실업률보다는 더 정확한 고용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취업자 증감도 실업률보다는 고용상태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다고 볼 수도 있으나 생산가능인구 및 총인구가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선 우리나라보다 일찍 인구구조가 변하고 총인구마저 감소하고 있는 일본의 경험을 통해 인구와 주요 고용지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자. 생산 가능인구가 증가하던 시기에는 취업자 수도 이에 맞추어 계속 증가하였다. 그러다가 1995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자 3년 후인 1998년부터 취업자 수도 감소로 전환하였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 및 취업자수 증감 추이(일본 총무성 통계국)

 

다만, 생산가능인구 감소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가 증가한 기간이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3~2017년 중 이러한 현상 이 두그러져서 동 기간 중 취업자수가 약 251만명 늘어났다. 이는 2가지 요인으로 설명 가능하다. 우선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취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생산가능인구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고령 인구가 경제활동에 종사한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가 증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유아 또는 가사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여성들이 취업에 나서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한다. 실제로 2013~2017년 중 증가한 취업자 251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84.1% 인 211만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또한 여성이 201만명으로 전체의 80.2%를 차지한다. 종합하면 일본의 최근 취업자 수 증가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한 결과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여성 및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의 취업자 수 및 증감 세부내용(일본 총무성 통계국)

 

한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그 뒤에 따라오는 총인구 감소는 ‘고용률 상승’과 ‘실업률 하락’이라는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를 분모로 하고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를 분모로 하니 설사 취업자가 다소 감소하거나 실업자가 다소 증가한다 하더라도 분모가 더 많이 줄어드니 수치상으로는 고용상황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일본은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였고 2010년부터는 총인구가 감소하였다. 우선 고용률은 총인구 감소 직전인 2009년 70.3%에서 2017년 75.3%로 5.0%p나 상승하였고 반대로 실업률은 5.1%에서 2.8%로 2.3%p나 하락하였다.

 

일본의 총인구와 고용률 및 실업률 추이(일본 총무성 통계국, UN, 2022)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인구변화에 따른 일본의 사례를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경우 취업자 수 증가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총인구가 감소할 때에는 고용률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고용지표에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는 거의 늘지 않고 있다(앞서 일본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3년 후부터 전년대비 취업자 수가 줄 어들었음을 기억하자). 2018년 7월 및 8월 취업자 수는 각각 전년동월 대비 각각 5천명 및 3천명에 그쳤다. 다만 취업자 수를 결정하는 요소가 인구 특히 생산가능인구만은 아니고 여러 가지 정부정책, 구조조정, 계절적 요인, 산업구조 변화, 국제 무역 질서 등이 영향을 주지만 적어도 생산가능인구와 뒤이은 총인구 감소 국면에서 취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제조업 비중이 높아(즉, 현재 제조 업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제조업 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업자 통계의 한계로 인하여 고용률과 실업률 통계를 같이 보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고용률과 실업률은 아직까지 큰 변동은 없다. 다만 생산가능인구 감소시부터 총인구 감소까지의 기간은 ‘고용률 하락 및 실업률 상승’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총인구마저 감소한다면 반대로 ‘고용률 상승 및 실업률 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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